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팔아 거둔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18일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이어지면서 두 회사의 반도체 매출 합계가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금까지 반도체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최고를 기록한 때는 지난해로 각각 51조1천600억원, 13조6천억원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15년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매출액이 18조7천980억원, 영업이익이 5조3천361억원이었습니다.

올해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두 회사 모두 매 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 15조6천600억원, 2분기 17조5천750억원의 매출을 각각 거뒀습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6조2천900억원, 2분기 6조6천92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서는 3분기와 4분기에 또다시 두 회사의 반도체 매출이 연거푸 경신되며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초 반도체업계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두 회사의 메모리 반도체 출하가 늘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X’가 예상보다 더 많이 판매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아이폰발 메모리 수요 증가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더 연장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찾는 서버·클라우드의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중입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성장 드라이버가 컨슈머 IT 제품에서 데이터센터와 올플래시, 클라우드 컴퓨팅 등 인프라·기업용 수요로 변화되면서 메모리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낮아졌고, 가격 상승에도 수요가 꺾이지 않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9월 들어 나온 증권가 보고서들을 보면 올해 반도체 부문 매출액이 72조∼78조원대의 범위에 들 것으로 보입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이 71조9천390억원으로 가장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한 반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높은 78조9천억원을 전망했습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과 낸드의 업황 호조가 지속되면서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11조1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에서만 한 분기에 10조원이 넘는 이익을 벌어들인다는 것입니다.

최도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반도체 부문 매출액을 76조670억원, 영업이익을 35조2천740억원으로 제시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액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28조∼29조원 선입니다.

이를 종합하면 두 회사의 반도체 매출 합계가 100조원을 넘길 것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최대 107조원대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00조원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한국 GDP 규모 약 1천637조4천억원의 6.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또 올해보다 크게 규모를 키워 ‘슈퍼예산’으로 불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429조원의 23.3%에 해당합니다.

두 회사가 벌어들일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이 32조∼36조원대에 달하고, SK하이닉스는 13조∼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도현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올해 영업이익을 32조7천760억원으로,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6조1천500억원으로 각각 예상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역시 도현우 연구원이 최근 들어 가장 낮은 13조2천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이 가장 높은 14조9천201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측했습니다.

이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45조원에서 최대 50조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이익률이 40%를 거뜬히 뛰어넘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다만 이처럼 반도체의 ‘나 홀로 독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반도체 경기가 하향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 그때 반도체 산업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제2, 제3의 먹거리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란 시대적 흐름과 맞물리면서 반도체 산업이 전인미답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문제는 이를 보완할 미래 먹거리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